벌써 2008년 하반기, 성수기는 조금 지난 초가을. 슬슬 일교차가 심해지는 계절.

이유나 동기나 시간이 어찌 되었든 간에,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이번 여행은,
스티븐 디덜러스가 다이달로스(Daidalos)로서의 운명을 소명으로 받아들인 것처럼
내게도 강박으로까지 다가왔던.. 비상식적으로 고통스러웠던 수년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전환점이 되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
그래서 어찌보면 나댄다고 느낄 정도로 전면에 나서서, 모든 사항들을
하나 하나 점검하고 어떻게 해야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었던 지난 2주간은
어찌보면 내게도 워크샵만큼 즐거웠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주위사람들은 어땠나 싶지만..)
다행히 카트와 ATV 쪽은 용석씨(이하 거친꽃)가 의외로 손쉽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줘서
후에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1일차, 2008. 8. 28(목), 09:35 A.M
출근 후 몇 가치의 달콤한 흡연 타임을 가진 제주 워크샵 용사들은,
마음도 가볍게(사실 나는 출발하는 공항버스에서 비행기 시간에 늦을까봐 사시나무
떨듯 떨었지만)
회사를 나서 택시를 타고 삼성역에서 공항 리무진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고,
도착하자 마자 정신없이 수속하고... 늦는 현봉씨를 기다리고...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는데,
결국 정신이 들 때 즈음에 이미 나는 제주공항에 도착해 있었다(정말 나름 급박한 시간이었음..)

터무니없이 맑은 제주의 날씨는 지난 밤에도 고민했던 비 걱정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공을 어떻게든 공수하려 했으나 삼관씨가 공항에서 구입한 풍선물놀이공으로 어떻게든
놀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우리는(완전 맹랑한 생각이었음을 곧 깨닫게 되지만..)
공항에서 형편없는 맛의 비빔밥을 먹고, 렌트한 뉴 SM5를 비롯한 2대의 렌트카에 프로젝트 NXT의
팀원들과 지난 1년간 포털본부 소속에서 같이 한솥밥(?) 을 먹었던 정아씨와 함께
무거운 엉덩이를 싣고 해안 도로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탑승 인원 구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실장님이 세워주셨다. 오해하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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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꽃(Wildflower, 좌)과 지옥에서 온 흡혈귀(VampireFH, 우)


거친꽃과 여행은 처음이었지만 지난 1년이 정말 짧은 시간은 아니었는지, 고등학교 수학여행에
같이 온 아주 친숙한 친구같은 느낌으로 초행길을 나섰고 서로 맘도 맞고 음악도 맞는 취향 덕분에
편안한 2박 3일을 보냈다.

준비해온 CD 에서 흐르는 Haven 의 "Say Something" 에다가 약간은 풋풋한 비릿내와
풀냄새가 섞인 제주의 바람, 즐거울 며칠간의 두근거리는 여정에 대한 기대감이
나를 오버 스피드로 이끌어주어, 과격한 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뒷좌석에 계시던 유진씨와 정아씨는 처음으로 뒤에 앉아서 안전벨트를 맸었대나 어쨌다나.
담에는 헬멧을 챙겨들 오실지도. (카트용 헬멧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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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듯하게 노는 것 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 풍선공은 제주 바람에 너무도 무력했다


제주도에서 바다가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협재 해수욕장의 무료 주차장에 살떨리는 주차솜씨를
자랑하며 의기양양하게 차를 세운 후(중형차의 주차는 나로서도 여전히 짜증난다)
백사장에 발을 딛은 순간 느껴지는 눈앞의 광경은 믿을 수 없을 만치 아름다웠는데,
오래간 떠나있었던 그 자유로운 공기는 사무실에서 혼자 밤을 지새워야 했던 그 길었던 기간을
완전히 보상해 주고도 남을 정도였던 것이다.

제주로 결정하길 정말 잘했지 -_-; 후...

그리고(두둥),
...
역시 풍선볼은 무력했다. 삼다도라는 말이 정말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바람은 강맹했고
풍선볼은 아무리 차고 던져도 원하는 방향으로 발사(-_-)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공놀이는 포기.
신기하게도 따땃 미지근한 물놀이로 전환. 이 시점에서 낙현씨의 머리에 비치는 강렬한 HDR 광원은
우리의 눈을 멀게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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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연출적인 포즈 같지만 발이 돌에 찔려서 아파하고 있던 장면... 누가 찍었을까 밥이라도 사야지 볼링핀처럼 단단한 내 종아리가 돋보인다!


제주 바다는 난류이어서인지 따뜻했고, 협재 해수욕장은 깊이도 매우 얕아서 초가을에 물놀이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물론 수영은 하기 매우 어설픈 깊이지만, 아무래도 상관 없이 삼삼 오오
허리까지 닿는 깊이로 이동했는데 그 거리가 상당했다. 동렬씨와 함께 엎어지고 난 후 모두를
엎어뜨리기 시작했는데 실장님은 물귀신 작전으로 나왔고 기덕씨는 정말 잘 도망쳤다 -_-
삼관씨는 스스로 잠수하더군...

맑은 물 아래서 새끼 갈치들이 헤엄치기도 했고, 가끔 미녀들이 옆에서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침을 흘리기도 했던... 눈요기가 톡톡히 되었던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물놀이를 하려 하니 매우 뻘쭘했던 것이,
할게 없었다는 것이다; 막상 오긴 했는데 풍선볼은 제멋대로 날라다니고 수영시합을 하기에도
너무 얕고 물싸움도 단 몇 초지 이건 뭐 -_-;

수중 기마전도 하다보니 승부에 대한 욕구로 모두 험악해져서 나도 힘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정아씨 팔을 강렬히 움켜쥐어서 삽시간에 나쁜 인간으로 찍히고, 기덕씨는 아예 전투모드로;
그리고 하도 짠물을 먹어서 바다에 뱉은 침이 한 1.5리터는 될 것이다;
아 지저분해;

바다에서 나와 짱박힌 거친꽃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 보니 거친꽃은 보이지 않고 거친꽃이
만들어 둔 조형물만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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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인가. 함덕 해수욕장에서는 이 조형물의 2탄도 나왔다지


대강 시간을 보내다가 왜인지 놀지 않고 짐을 지키고 있는 한성씨에게로 향해보니 보이는 거친꽃이
어느순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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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힘들어 죽겠다. 정아씨는 초딩모드


기진맥진해서 피해의식까지 느끼며 왜 물도 안묻히고 노냐고 한마디 했더니 거친꽃은 묵묵히
또 찰칵, 그리고 나의 스타의식의 브이브이(^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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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졸려웠지만 너무 즐거웠다.


약 오후 5~6시까지 물가에서 거닐다가 슬슬 밥을 먹으러 출발하기로 하고
샤워장에서 샴푸를 한줌 빌려 머리도 감고.. 소금기를 씻어내고 보니 수건도 없고 뭐 이건 아무 것도
없던 거다. 결국 낙현씨의 소중한 수건은 거친꽃과 나에서 아마도 동렬씨까지 흘러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빨아 쓰긴 했지만 참 딴사람이 닦던 수건의 기분은 묘하더군.

샤워 후 한림 공원으로 가자는 실장님의 말씀이 있으셨지만 너무도 지친 내게 열대나무 따위가
눈에 들어올리 만무하다.

장도 봐야 하고 콘도로 가는 길도 막막하고.. 유리네 식당에 들러서 갈치도 먹기는 해야 하는데
한림공원이라니.. 전날밤에도 4시간 밖에 못자고 출발한 관계로 도저히 체력의 한계가 와서
내게는 너무 무리한 계획이었다. 전날 게임을 하는게 아니었는데... 잠이 와야 말이지...

결국 제주에서 명성이 자자한 유리네 식당으로 길을 돌리는데, 제주에서 빌리는 렌트카의
내비게이션은 화면도 작고 반응도 느려서 잠시 잡담하고 있다 보면 딴길로 빠지기 일쑤고,
몇번 삽질하다 보면 거친꽃의 현란한 손놀림에 의해 대한민국 지도가 펼쳐지기도 했다
확대 축소 인터페이스를 어떻게 개발하라고 내가 가서 얘기해주고 싶을 정도... -_-;;;;

유리네 식당으로 삼관씨네 차를 따돌리기 위해 수없이 앞차를 추월했는데, 제주도의 도로 사정은
속도를 내기에 너무 적합하지 못했다. 일단 제한속도 50~60km 는 기본에다가 감시 카메라는
왜 그리도 많은지... 여행지에서 140km 는 인생의 로망이란 말이다... ㅠ_ㅠ
(뒷 좌석 분들은 그래서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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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속도제한은 스피드를 즐기는 여행객에게는 잔인하기까지 하다


유리네 식당에 차를 대고 12명이 자리를 운좋게 잡았다. 들어서고 보니 유명인들의 사인지가 벽에
가득했고, 비상식적으로 많은 식객들이 눈에 띄었다. 얼른 자리잡지 않으면 늦는다고 사장님이
닦달해서 자리에 앉기는 했는데, 왠지 다들 "보기 보다는 맛있어요" 라는 문구에 집착하면서
주문을 외고 있더라. 사실 좀 불안불안 하기는 했던 것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접시에 나온 갈치구이는 의외로 너무 평범했다 ㅠ_ㅠ 고등어 조림은 그나마 맛있던 편이었지만...
태원씨는 멀리서 맛있게 먹는 것 같은데 소감은 역시 평범하다였다. 의외의 대실망..

저녁을 먹으며 술 한잔 못하고 덕분에 Ice Break 타임도 가지기 힘들었다. 여행에 도착하면
원래 각자의 어색함을 덜기 위해 Ice Break 타임을 가장 먼저 가지는 것이 좋은데 이번에는
바쁜 여행 구조상 이 부분이 좀 아쉬웠다.
낙현씨는 그런거 필요 없는 듯 싶었지만(HDR로 얼음을 녹이다니;) 정아씨 같은 경우는
좀 많이 어색했을 것이다. 그 앞에 앉은 나도 좀 그랬고 결국 여행 마지막까지 그랬지 -_-;

하여간 밥을 먹고 난 후 입안에 비릿내를 풍기며; 갈라지기 시작했는데, 차량 2대의 8명은 숙소인
한화 리조트로 이동하고,. 우리 차의 탑승 인원들은 이마트에서 필요한 생필품(?) 들을 지르려
출발했다. 양주 4병과 몇몇 안주 등이 초반의 목표였지만 역시나 가고 보니 원하는 것들은 좀
부족하더라. 원래는 호세꾸엘보와 발렌타인 18년산 등을 산다는 원대한 목표를 품었으나
가고 보니 종류가 얼마 없어 결국엔 시바스 리갈, 윈저, 조니워커 등 밖에 사지 못했다.
유진씨와 정아씨는 과자로 만족감을 일찌감치 채웠고(썬칩!) 거친 꽃은 미친 듯이 질러대는 것
같아서 좀 걱정했지만 나중에 보니 다 필요한 것이더라! 의외로 장보기의 귀재일지도.

계산하려고 보니 지갑이 없다. 주차장까지 빛의 속도로 뛰어가고 보니 내가 허리에 찬 가방에
지갑이 있다. 이뭐병. 다시 뛰어가서 계산 세이프~!

(장보는 장면을 좀 카메라로 찍어 두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나름 잼났는데)

콘도로 돌아가는 길은 매우 험난했다. 특히 밤길 초행운전은 매우 조심해야 하는 것이,
여느 깡촌처럼 가로등도 없는 구역이 상당히 많았으며 도로 공사중에 표지판도 적절하지 않아서
쌍라이트를 키고 달려오는 차 앞에서 역주행도 해보며 탑승한 모두에게 공포분위기를 조성시킨
장본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_-;

Fog 도 적절하게 깔린 한화 리조트의 입구는 의외로 음산했고, 한번 정도 빙빙 돌면서 실장님께
연락을 취해 짐꾼들을 소집, 무사히 32만원어치의 장거리가 방으로 운반되었는데 들어가자마자
얼음부터 냉장고에 좀 챙겨달라고 했던 부탁은 유진씨에 의해 무참히 무산되었다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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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어스름이 깔리는 분위기의 바다는 이처럼 분위기가 짙다..


훈훈한 분위기가 감도는 방에는 지친 몸을 쉬며 TV를 보는 일원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고
낙현씨는 한 구석에서 마치 한라산이 폭발하듯 가스를 분출하고 있었다...(전혀 관계 없는 얘기인가)
방의 배정은 흡연자와 비흡현자를 나눠서 적절히 분배했고, 나는 흡연자 방에서 퇴출되어
어중간하게 한 켠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도착하고 난 후에도 몇가지 소모품이 부족해서 실장님과 즐겁게 장을 보러 갔다 접시와 종이컵, 나무
젓가락 등을 구입하고 캐찹 등의 기호식품도 챙겼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국익을 위해 다른 용도로 구입!

도착 전 인터넷에서 한화 리조트를 알아보며 정보를 얻게 된 '노래주점' 을 나는 '룸' 정도로 착각해서
가격이 좀 많이 나올 줄 알았는데 12명이 들어갈 큰 방의 대여비가 무려 35,000원 밖에 되지 않는
데다가 맥주도 하이트, 카스가 3,500원! 이런 귀여운 가격에 쾌재를 부르며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 들어와서 술자리의 세팅이 이루어졌는데, 다들 배도 부르고 해서 많이 집어먹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따라주는 한잔 술에 취기가 돌면서 그래도 어느 새 반 정도는 없어지더라.
실장님이 일단 제일 고생한 사람이 나라면서 따라주는 첫잔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어쨌든 몇잔 술이 돌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다.

대화의 화두는 운전얘기부터 시작해서 내가 스피드 레이서라느니 비행기에서 어땠느니 하는
자잘한 대화가 진행되었는데 다들 피곤해짐을 경계해서 1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다가 주점으로
가기로 했다. 거친꽃도 피곤했는지 의외로 금새 취해버리던데... 그래도 결국 앞장 서서 주점으로
전진.

주점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낙현씨였다. 의외로 우리 팀은 몇몇만 시끄럽고
나머지는 점잖고 조용한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마이크를 잡으니 이건 뭐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
전혀 아니더군. "뚜르르 르르"에 낙현씨의 관광열차 중년나이트 레파토리에 다들 기절하는 줄
알았을거다.

그리고 드디어 울려펴지는 존 사이크스(실장님) 님의 "Here I Go Again" 은 나름 분위기에 젖어서
감동의 도가니로 변하다.

사실 주점에서 마시는 맥주는 그간의 몇번 안되는 회식에서 먹었던 많은 술보다 더욱 달콤했던 것이
- 얼마나 워크샵가자고 다들 노래를 불렀는지... 과정이 어찌 되었든 드디어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팀도 생기고 멤버도 들고.. 당당한 입장으로 다들 이렇게 놀러와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에
취해 너무 기분이 업 되어 있었다.

기분이 업 된 상태로 나도 이날 '서시'에 'Endless Rain', 'Forever' 등을 부르긴 했는데,
역시 술먹고 노래 부르면 안된다 -_-;
목소리는 다 갈라지고 샤우팅은 어설퍼서 왕년에 리드보컬이라는 말이 쪽팔릴 정도였다.
동영상을 보니 술까지 취해서 절도 없이 건들거리고, 잔뜩 Fuck 을 연발해가며 욕까지 하더라.
이건 무슨 쪽팔림인지 -_-;; 술도 그렇고 먹은건 얼마나 많은지 배는 잔뜩 불러오고
이날 오후에 찍은 사진과 동영상, 이틀차 사진들을 비교해보니 완전 천지 차더라. 둘쨋날까지
그 배는 꺼지지 않았다 -_-;; 아 쪽팔려.. 3일차에 화장실에 다녀오니 배가 쏙 들어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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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렇게 될지도...



주점을 다녀온 후, 잘 사람들은 자고 3차(?)를 진행할 사람들은 비흡연자들의 방에 모여 옹기종기
앉아서 일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도 취기가 오르면서 와서 해야 했던 말들을
꺼내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우리 게임의 Standard 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Behind Story 와
현재 프로젝트와 회사의 한계점을 설명하다가 밤새도록 흥분했다.

사실 개발자라면 누구나 무엇이 옳고, 어떤 것을 먼저 하면 좋은지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항상 그 이상을 실천할 수 있는 개발사는 사실 우리가 만들지 않는 한 없을 것
같다. 이 날의 소모적인 논쟁은 나와 기덕씨가 오전 7시가 넘어서 필름이 끊기면서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는데... 사실, 위대한 시인이 바이런이냐 테니슨이냐를 두고 싸우는 것처럼
밤새 얘기할 핑계를 찾았던 것 같다.

마지막까지 싸운 용사들 -
나, 실장님, 기덕씨, 태원씨(?), 유진씨(?), 한성씨(?)






2일차, 2008. 8. 29(금), 10:00 A.M
죽어도 일어나기 싫다는 나를 삼관씨가 달콤한-_- 목소리로 깨우기 시작했다.
누가 덮어주었는지, 이불을 거적대기처럼 덮고 마루에서 노숙자처럼 자고 있음을 깨달은 나는
일단 오늘 계획을 실행해야 하겠다는 사명감에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너구리도 끓여주고 어떻게든 데리고 나가려고 하셨던 것은 같으나 잠을 사실 3시간도 못자고
완전 취기에 쩔어 있는 상태라 대강대강 샤워하고 너구리를 정말 맛있게 먹는 도중에
나만 두고 다들 나가더라는... 카드와 목적지는 나한테 있단 말이지!

리조트에서 나와 보니 약간은 흐린 날씨였다. 아직은 아침 이슬에 풀들이 젖어 있었고,
리조트 이용객들의 목적지로 향할 차에서 들리는 시동 소리들이 경쾌했다.
하지만 이 시간만은 예외로 상쾌하다고만은 할 수 없던 제주의 바람은 취기 가득한 나에게는
정말 고문이었다.

일단 음주 운전이므로, 소중한 운전대를(나는 운전을 정말 좋아한다) 거친꽃에게 맡기고 옆에서
횡설 수설 술냄새를 뿜어가며 잡담을 하다 보니 제주랜드ATV 에 도착했다. 제주랜드ATV 는
성읍 민속마을에 아주 인접해 있는데, 우리에게 정말 좋았던 점은 카드가 된다는 것이었다!
레포츠에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거친꽃에게 경의를!

사장님은 여자 분으로 보였는데, 우리를 아주 반가이 맞아주셨고 매우 친절하셨다.
카트는 20분, ATV는 중간정도 난이도의 코스인 B 로 설정해서 12명이 타기로 하니 약 50만원
남짓한 가격이 나왔다.

카트라이더의 회사인 넥슨 직원들이 카트를 타기 위해 헬멧을 쓰고 나니 나름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헬멧도 동글동글해서 카트에 앉고 나니 왜이리 귀엽든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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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쩔어 머리는 흔들리지만, 손을 흔들 여유는 있었다;;


낙현씨는 역시나 안전운전, 나는 머리가 흔들려서 중간 정도... 태원씨는 사고를 낼 정도로 험악하게
몰던데, 카트를 타고 나니 KO 되어 ATV를 포기했다. 태원씨도 전날 6시정도까지는 마셨으니...
실장님도 기진맥진, 그래도 카트 자체는 매우 재미있는 편이었다. 다들 코너에서 드리프트를
흉내내며 만족스러워 하더라.

20분이 조금 안되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카트로 약간의 취기를 걷어내고, ATV를 타러 나섰는데
여자 사장님이 무려 '비타 500'을 준비해 주시는거다! 행복해라 ㅎㅎ

사실 ATV는 이날 처음 타 보았는데, 오토바이처럼 몸의 리듬에 맞춰서 운전한다는 개념보다는
방향을 팔로 꺾어서 이동하는 방식이 이상하게도 낯설었다. 처음엔 잘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불안해서 좀 소심하게 운전했다. 나는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관계로 의외로 재미가
덜했다. 먼지 때문에 눈도 목도 매캐했다. 한성씨의 운전솜씨는 왕꿈틀이를 연상케 하더군!

그리고 ATV 는 내리막에서 브레이크가 잘 들지 않는다. 다운 코스에서 방향타를 잘못 꺾으면
몸이 튕겨나가기 십상이었다. 실제로 현봉씨는 온몸으로 Flying Attack 을 실천해 주셨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Catmull-Rom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다가 Y자로 거꾸로 바닥에 떨어지셨는데
걱정보다 왜 웃음이 먼저 나오던지 -_-;;; 그리고 약 몇 초안에 바로 일어나서 안심시켜 주시던데
후에 얘기를 들어보니 아픔보다 쪽팔림이 너무 강렬해서였다고 하시더라...
...
...
하지만 이미 NXT의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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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현봉씨가 이렇게 넘어졌다는 말이 아님


- 2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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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zrael 2008/09/05 16:44

    엄 2탄도 올려주세요 ㅎㅎㅎ

    • VampireFH 2008/09/18 01:42

      곧 등장.. 이제 해촌까지 갔습니다.. 에서 일 땜에 진행이 안되고 있음

  2. 조여사 2008/09/05 16:46

    간지짱 썬칩!! ㅋㅋ

    • VampireFH 2008/09/18 01:42

      결국 썬칩이군여 ㅋㅋ

  3. 지금만지러갑니다. 2008/09/05 17:51

    저 대머리 아저씨는 누구죠?? 정말 추하다..ㅋㅋ

    • VampireFH 2008/09/18 01:42

      김낙현씨요

  4. procol 2008/09/08 10:17

    2부를 올려라~

    • VampireFH 2008/09/08 22:32

      DB 날린 후 오늘 서버, 블로그 재정비 이제야 끝냈습니다 -_-; 퇴고(?) 중이니 이틀만 기다려 주십셔

  5. 꾳뮈녀 2008/09/09 21:52

    바쁘신분이 요런 블로그도 올리시고~ 아 넘 재밋어욧!
    그리고..얼른 일정 공유하시죠 훗훗(내가 누굴까~ㅎㅎ)

    • VampireFH 2008/09/10 00:28

      이제 인간답게 산다니까욧 혜정씨(!)
      글고 술 쏘시면 일정 제공 약속합니다ㅎㅎ

  6. 문인규 2008/09/17 19:04

    모래위의 미녀를 직접 보고파요~~ ^^

    • VampireFH 2008/09/18 01:41

      ㅎㅎ 언제 우리도 한번 따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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